2011/01/24 00:19

간다아




 오늘은 방에서 꼼짝않고 진득하게 앉아 책을 봤다. "만들어진 신" 읽고 있는데 잼나다. 무거운 얘기를 가볍게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날카롭게 서술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치만 몇몇 어색한 번역은 가독력을 떨어트린다.


 최근 핫이슈! 인기강풍을 몰고 왔던 "정의란 무엇인가" 영상을 이제야 봤다. 책은 친구에게 빌려 보기로 했는데 이주째 친구가 자꾸 까먹는다. 이번 주에 만나기 전에는 미리 문자해야지.

 그리고 지난 주 소설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죄로 모두의 소설을 꼼꼼히 읽고 사이트에 평을 올렸다. 평을 한 줄 한 줄 고심하면서 썼는데 쓰다보니까 이번 주 발표해야 할 소설을 아직도 구상 완료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압박감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까 책을 읽다 문득 소설에 들어갈 만한 대화들을 비공개로 적어 올려 두었다. 나중에 써 먹어야지 쿄쿄

 점점 나이가 들면서 멀티테스킹에 서툴어 진다. 예전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혹은 라됴를 들으면서 책장을 술술 잘만 넘겼는데 이제는 좀만 집중이 됐다 싶으면 둘 중 하나는 멈춰야 한다. 아까도 원스 OST를 틀어 놓고 (아주 작게) 책을 읽는데 결국에는 한숨을 쉬며 음악을 꺼야 했다는. 하긴 또 다르게 보면 예전에는 침묵이 무겁고 무섭기만 했는데 이제는 침묵을 조금은 짊어질 만한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사실. 침묵 속에는 모든 게 다 있다.

 요즘에 가장 골몰하고 있는 것은 리듬감이다. 모든 예술의 궁극에는 음악이 있다고, 때문에 내가 구현하는 소설의 한 문장마다 잘 짜여진 리듬이 있었으면 바라는 것이 없겠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좋은 소설, 좋은 글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났을 때 촤르륵 그 소설이 다시 재현되는 찰나를 경험하게 하게 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 하지만 여전히 삐그덕. 질척대고 있다. 그치만 열심히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길이 열리겠지. 나도 모르게 제대로 걷고 있겠지. 기대를 하며 조금 쉬는 겸 라됴를 켜 볼까!

2011/01/22 16:33

새로운 진심 백년 동안의 진심




 작년 7월 중순 쯔음 8월을 계획을 세워두고 이곳을 마지막으로 방치했다가 해가 바뀌고 나서야 돌아왔다. 
 
 다른 곳에도 끼적인 말이지만, 2010년은 정말 내게 똥을 줬다. 그치만 정말로 오래 오래 오래 동안 기억 될 것 같다. 기억 하고 싶지 않은 몇몇의 것까지 연달아 기억이 날 테지만 미간이 찌푸려지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2010년은 좌충우돌.

 그렇게 나이를 한 살 먹는다는 것이 이렇게 버거운 일인가를 새삼 느끼고 있는 중이다. 
 
 나이가 들 수록 그릇도 좀 커졌으면 좋겠는데, 그게 정말로 쉽지가 않다. 특히 요새는 집에만 있어서 그런 지 더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다. 지금도 폭력적으로 침투하는 소음들과 싸워내는 중.

 아, 이제 커피 한 잔 타 마시고 방 정리 좀 한다음에 오늘까지 읽어야 하는 책 읽고 어제 보다 만 일드(오센) 봐야지. 금요일까지 단편소설 완성해야 하는데 자료 조사 하기가 쉽지 않다. 아, 시끄럽다 시끄럽다 시끄러워!

2010/07/31 21:54

스쿠프 (2007) 올 어바웃 "브이"



 이 영화에서도 우디알렌의 유머와 수다는 빛이난다. 찌는 더위에 몸이 늘어지는 주말 오후, 맥주 한 캔을 들고 의자에 편안히 기대 이 영화를 보면서 실실 쪼갰다.


 영화는 한 유명 기자의 장례식 장면에서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죽은 그 기자는 죽음의 강을 건너고 있다. 그 곳에서 특종거리를 알게된 기자. 죽음의 강을 헤엄쳐 탈출을 시도한다. 특종을 위해서!



할아버지 많이 늙으셨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유머는 어디가지 않았다. 특유의 말솜씨와 재간으로 등장부터 웃음을 준다. 사뿐사뿐 걸음을 옮기면서 카드 마술을 하는데 그 몸짓이 어찌나 귀엽던지.
 

표정도 너무 귀엽지 않은가? 특히 저 치아와 눈썹이 너무 개구지다.


영화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말장난. 진심에서 우러나는 말이야. 심각한 장면에서도 저 말이 툭툭 던져질 때마다 피식거리면서 웃게된다. 그래서 이 영화가 빛이 난다. 로맨스스러우면서도 스릴러같고 추리극 같으면서도 코믹한. 전적으로 우디알렌의 역할 시드니에게서 모든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심지어 산드라(스칼렛 요한슨)의 생일이라니까 오늘은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 하면서 "너 맥너겟 좋아하니?" 하고 말하는 할아버지. 실제로 저런 아버지가 있으면 참 재밌겠다.


 타로 카드 연쇄 살인범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산드라는 피터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의 무죄 쪽으로 자꾸만 마음이 기운다. 영화의 시작부분에서는 시드니에게 산드라가 막무가내로 도움을 요청하고 시드니가 이를 말리고 조율하는 쪽이었지만 피터에게 마음을 뺏겨버린 산드라에게서 위험을 감지한 시드니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고 그녀를 회유하기에 이른다. 


그는 심지어 이렇게 영웅까지 자처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귀여워! 라고 생각하면서도 멋진 할배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시드니가 영웅으로 등극하는 것인가! 하고 기대를 하며 맥주를 꼴깍꼴깍 삼키고 있는데 곧 웃음이 터질 일이 발생한다.



 역시 우디 앨런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빌어먹을 영국식 도로(!) 때문에 영웅이 되지 못한 시드니. 저 위의 사진 속 결연한 손짓을 보고 이 장면을 보니 참 측은한 마음이 들면서도 터진 웃음은 어쩔 수 없었다.

 어쩌다보니 화면 캡쳐가 다 우디앨런만... 너무 편파적으로 이뤄졌다. 심지어 여주인공인 스캇렛 요한슨의 안경 낀 맹한 얼굴이라던가 완전 섹시하게 나왔던 휴 잭맨은 뒷 모습조차 나오지 않았다.

 내가 우디앨런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의도된 비틀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엮임과 그 속의 유머(정말 가벼운 툭툭 던지는 것들)를 사랑하기 때문이고, 또 가장 큰 이유는 저런 시드니처럼 사랑스러운 찌질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정말 여느 영화였다면 시드니가 산드라를 구해냈을지도 모른다. 나 또한 위험에 처한 산드라를 향해 달려가는 시드니에게 "빨리!" 하면서 주먹을 쥐었으니까. 그런데 결국 저 할아버지는 저승길로...

 작년에 보았던 가장 재밌었던 영화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였다. 거의 텅 비어있는 영화관에서 홀로 앉아서 터져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지도 않으면서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난다. 어느 블로거님이 알려주신대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시작된 씨네바캉스의 섹션 중 우디앨런의 여인들 이라는 것이 있는데 찾아보니까 보지 못했던 영화가 두개 있어서 그거 보러 가야겠다! 벌써 마음이 들뜬다. 얏호

2010/07/30 22:15

사토 마사히코 디너






 유튜브에서도 영상이 별로 없다. 우연히 서핑하다가 일본재즈에 대한 간략한 비평을 쓴 것을 보았는데, 단연 으뜸으로 치는 것이 마사히코였다. 재즈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나는 이번 여름에 많은 음악을 듣고 배우기로 했으므로 그에 대해 찾아보려고 했는데 영상도 별로 없고 자료가 별로 없다. 그런데 영상 속 그의 연주는 와 정말로 죽인다.

 일본재즈의 부흥에 대해서는 설핏 들은적 있지만서도 같은 아시아인의 (이렇게 말하면 우스운가?) 죽이는 연주를 듣고 있자니 감동이 남다르다.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0/07/30 13:58

프로이트와 거짓기억 증후군 날개



 학교 도서관에서 정신분석학에 대한 책을 고르던 중에 눈에 띄게 된 책이다. 100 페이지도 안되는 미니북이어서 넉넉잡고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이면 완독할 수 있다.

 이제이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아이콘 시리즈로 정신분석학에 대한 저서를 이렇게 내고 있나본데 처음 알았다. 내용도 쉽고 간결하고 재밌다. 

 거짓기억 증후군이라는 처음 들어보지만 그럴싸한 분위기에 끌려 책장을 열어보았는데 이것은 1990년대 초에 보고된 정신질환으로 아직 이것을 뒷받침 할만한 정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것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즉 히스테리성 질환은 곧 어린시절의 성적추행이 원인이라는 그의 이론을 반박하는 성격에 그치고 있다.


 이들은 오래전의 기억이란 그 신빙성을 증명할 수 없고, 또 이들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심리치료사들의 행위가 결국에는 자신이 목적한 바에 이르게 하는 강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이렇듯 간략한 거짓기억 증후군에 대한 소개와 이것을 지지하는 자들의 입장을 정리해준다. 그런 후에는 프로이트의 연구 사례를 몇 차례 보여준 후 이들에 관한 신빙성의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이에 대한 프로이트의 입장이 점점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결국 기억이 온전히 사실이라 볼 수 없음을 지적한다.


프로이트는 마음 속에서 감정적인 힘들이 대립하는 상태인 심리역학적인 갈등의 결과로, 용납할 수 없는 생각이나 충동을 숨김과 동시에 표현하는 기능을 하는 신경증적 (히스테리성)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런 갈등은 종종 성욕의 여러 형태와 관련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1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히스테리가 발생하는 기반이 어린 시절에 당한 성추행의 억압된(잊혀진) 경험과 관련된다고 생각했다. 당시의 그는 환자들의 연상 사슬을 따라가도록 하는 분석과정에서 다소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했는데, 분석이 환자들의 저항을 무릅쓰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오늘날이라면 작화되었으며, 기억이라고 잘못 인식되는 이미지를 유발하기 쉬운 것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프로이트의 초기 논문에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많은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도 이것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힘든 심적 갈등을 겪은 후에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다. 그가 억압에서 회복시켰다고 생각했던 모든 겉으로 드러난 기억이 진실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관심은 이제 본능, 원망, 그리고 환상들의 내적 세계인 "심리적 현실성"으로 향하게 된다. "유혹 이론"을 포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이트는 꿈에 대한 저작을 쓰기 시작했고 여기서 그는 마음이 끊임없이 작용하는 자기기만적인 능력을 어떻게 내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또한 "은폐기억"에 대한 논문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결코 진짜 기억이 아닐 수도 있으며 나중에 구성되어 회고되는 먼 과거의 일로 생각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억이 꿈이나 허구의 창작 과정과 비슷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기억은 매우 주관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그 기억이 말 그대로 사실이라는 데 어떤 보증도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보여주었다.

(후략)
 이 책의 결론 부분이다. 결국 이 책에서는 프로이트의 심리학이 우리가 분명히 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의 불분명한 심원으로 인도한다는 점에서 프로이트는 "기억회복 열풍의 아버지"가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의 아버지"라고 주장한다.

 우선, 책이 얇아서 간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가장 좋았다. 그래서 다른 책보다 자세한 설명이나 관계된 자료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관심이 가는 부분을 따로 메모해서 서핑해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식으로 이용하는데 좋을 것 같다. 시리즈 목록을 보니 비틀겐슈타인이나 데리다 마셜 맥루언 까지 꽤 흥미로운 책들이 있어 앞으로도 계속 찾아볼 요량이다. 때문에 내일은 동네 도서관을 좀 가야겠다.

 이 책과 함께 빌려온 푸코의 책은 아직 다 읽지도 못했는데, 언제 다 읽고 포스팅 하지?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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